임명숙 동장님 너무 감사합니다.<br /> <br /> 동장님. 1달 전 쯤에 화재가 있었던 집입니다.<br /> 절망에 가까웠던 그 순간만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도 나고 살아갈 의지도 약해지지만 어제 같던 <br /> 순간이 흘러 어느새 1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.<br /> 이렇게 저희가 1달을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갈수 있는건 다 동장님 덕분인것 같습니다.<br /> 사고가 있던 밤, 잠자리에 들려고 할때, 쾅소리가 들리더니 밖이 환해지면서 창문밖으로 불이 번<br /> 지는걸 보았습니다. 그래서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잠옷차림으로 맨발로 집<br /> 을 뛰쳐 나왔을때는 이미 불이 저희집 절반을 넘어온 상태였습니다. 자칫 조금만 지체했어도 저<br /> 희는 집안에 갇힐뻔한 끔찍한 순간 이었습니다.<br /> 믿을수 없는 그 상황속에서 눈물조차도 나지 않고 그저 타들어가는 점점 그 형태가 사라져가는 <br /> 저희집을 바라보면서 이게 꿈이기를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.<br /> IMF 위기를 겪으면서 빚을 지고 친척하나 없는 용인에 올라와 살면서 가난했지만 그래도 하루벌<br /> 이 하루살수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행복한 욕심 내지 않는 저희 가족인데 하늘이 너무나 원망스러<br /> 웠습니다. 앞으로의 살아갈 길은커녕 당장 어디에서 잠을 청해야할지 이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<br /> 지 막막하고 까만 어둠만이 남은 듯 했습니다.<br /> 그렇게 새벽을 보내고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와서 갔을 때,<br /> 저희에게 얼마나 놀라셨나며 고생 많으셨다고 그래도 이렇게 다치지 않고 살아있지 않냐고 그것<br /> 만으로도 큰 행운이라며 동사무소 한켠의 방에 쉴수있도록 동장님께서 저희를 챙겨주셨습니다.<br /> 그리고 저희가 아무데도 갈곳이 없는걸 알고 당분간이라도 저희가 잠잘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신<br /> 다며 저희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.<br />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동장님께서 그날 하루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직접 노인정을 돌아다<br /> 니시며 저희 5식구가 당분간 머물수 있도록 그곳 책임자분과 주민분을 만나 설득하셨다는 이야기<br /> 를 들었습니다. 하지만 아파트 주민분들이 사용하는 노인정이라서 쉽게 허락이 떨어지지 않자 많<br /> 이 속상해 하시고 1달 정도 기간은 커녕 일주일채 안되는 시간만 허락이 되었을때는 저희에게 도<br /> 움을 주지 못한것 같아 계속 미안해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떠오릅니다.<br /> 하지만 저희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습니다. 의지할곳 없는 저희가 구성동에 산다는 이유만<br /> 으로 이렇게 열과 성의를 다하여 저희를 지켜주시고 감싸주시고 저희의 대변인이 되어 저희가 해<br /> 야할 일을 직접 해결해주시고 신경써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.<br /> 동장님의 관심과 열의가 없었다면 저희는 차가운 길바닥에서 어둠과 절망과 함께 세상을 원망하<br /> 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.<br /> 세상이 험난해지고 개인의 삶밖에 중요시 되지 않는 요즘시대에 남을 위할줄 알고 저희 같은 일<br /> 반 주민들에게까지 정성을 다해 많은 관심을 주시는 동장님을 만날 수 있었던건 저희에게는 행운<br /> 이었던것 같습니다.<br />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나마 글을 올립니다.<br /> 감사합니다. 임명숙 동장님.